장례를 치르고 고인의 우편물과 통장을 정리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빚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갚아야 할 돈이 남긴 재산보다 많다면 상속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법원에 알려야 하고, 이때 내는 서류가 상속포기신고서입니다. 법원 양식을 처음 받아 보면 청구취지, 사건본인처럼 낯선 말이 많아 어디에 무엇을 적어야 할지 막막합니다. 기한도 정해져 있어 미루다 보면 마음이 더 급해집니다. 이 글에서는 신고서를 칸별로 채우는 법과 함께 낼 서류, 내기 전에 조심할 점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상속포기신고서를 내는 곳과 기한
상속포기는 말로 하거나 가족끼리 합의서를 쓰는 것만으로는 효력이 없고,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 민법 제1041조는 상속을 포기하려면 정해진 기간 안에 가정법원에 포기 신고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법원 서식 이름은 상속포기 심판청구서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흔히 상속포기신고서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서류입니다. 신고가 받아들여지면 법원이 수리 심판을 하고, 그 결과를 적은 심판문을 보내 줍니다.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 가정법원에 냅니다
신고서는 상속이 시작된 곳, 곧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냅니다. 상속인이 사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많이들 헷갈립니다. 가정법원이 따로 없는 지역은 그 지역 지방법원이나 지원이 가사 사건을 맡습니다. 직접 찾아가기 어렵다면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누리집에서 온라인으로 낼 수도 있습니다.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냅니다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상속인은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포기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돌아가신 사실을 안 날이 기준이 되므로 장례를 치른 날부터 세면 시간이 생각보다 빠듯합니다. 재산과 빚을 조사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같은 조항에 따라 가정법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한을 넘기면 포기 신고를 할 수 없으니 달력에 마감일을 먼저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 포인트
내는 곳은 고인의 마지막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입니다
기한은 상속개시를 안 날부터 3개월이고, 필요하면 연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원 방문 대신 전자소송 누리집으로도 낼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신고서 칸별 작성법
신고서 양식은 법원 민원실에서 받거나 대한민국 법원 누리집의 양식 모음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칸은 크게 청구인, 사건본인, 청구취지, 청구원인, 첨부서류로 나뉩니다. 청구인은 상속을 포기하는 사람, 사건본인은 돌아가신 분을 말합니다. 아래 표에 칸마다 적을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 칸 이름 | 누구의 정보 | 적는 내용 |
|---|---|---|
| 청구인 | 포기하는 상속인 |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고인과의 관계를 적고 인감도장을 찍습니다 |
| 사건본인 | 돌아가신 분 | 이름, 주민등록번호, 사망일, 마지막 주소를 적습니다 |
| 청구취지 | 법원에 바라는 것 | 청구인의 상속포기 신고를 수리한다는 심판을 구한다는 내용을 적습니다 |
| 청구원인 | 신고하는 사정 | 고인이 돌아가신 날, 상속개시를 안 날, 상속을 포기하려는 뜻을 적습니다 |
| 첨부서류 | 함께 내는 서류 | 신고서에 붙이는 증명서 목록을 적습니다 |
청구인이 여러 명일 때
형제자매가 함께 포기한다면 신고서 한 장에 청구인을 여러 명 적어 같이 낼 수 있습니다. 이때 청구인마다 인적사항을 따로 적고 각자의 인감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청구인 가운데 미성년자가 있다면 부모 같은 법정대리인이 대신 신고하고, 법정대리인의 인적사항도 함께 적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도장이나 서류가 빠지면 보정 요청을 받아 시간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청구원인은 짧고 분명하게
청구원인에 긴 사연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청구인이 사건본인의 자녀이고, 사건본인이 언제 돌아가셨으며, 청구인이 그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가 드러나면 충분합니다. 마지막에 상속을 포기하고자 이 신고를 한다는 문장을 넣으면 됩니다. 상속개시를 안 날을 늦게 적어야 하는 사정이 있다면 그 이유를 한두 문장으로 덧붙입니다.
💡 작성 요령
사건본인의 주민등록번호와 마지막 주소는 말소자 주민등록초본에 적힌 그대로 옮겨 적으세요. 서류마다 주소가 한 글자라도 다르면 법원에서 다시 확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포기신고서와 함께 낼 서류
신고서만 내서는 접수가 되지 않고, 청구인과 고인의 관계와 사망 사실을 보여 주는 증명서를 함께 내야 합니다. 서류는 청구인 쪽과 고인 쪽으로 나눠 준비하면 빠뜨리지 않습니다. 고인 쪽 서류는 상속인 한 사람이 떼어도 되지만 청구인 쪽 서류는 청구인마다 따로 필요합니다. 법원에 따라 추가 서류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니 내기 전에 관할 가정법원 민원실에 한 번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청구인의 인감증명서 (신고서에 찍은 인감도장과 같은 것)
청구인의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고인의 기본증명서 (사망 사실이 적힌 것)
고인의 가족관계증명서
고인의 말소자 주민등록초본 (마지막 주소 확인용)
사망신고를 먼저 마쳐야 합니다
고인의 기본증명서에 사망 사실이 올라가고 말소자 초본이 나오려면 사망신고가 먼저 끝나 있어야 합니다. 사망신고 직후에는 기록이 바로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서류를 뗄 때 사망 일자가 적혀 있는지 확인하세요. 서류 발급은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고, 일부 서류는 정부24와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인 서류를 상속인이 뗄 때는 신분증과 함께 관계를 묻는 경우가 있으니 가족관계증명서를 같이 챙기면 편합니다.
꼭 확인하세요
인감증명서는 신고서에 찍은 도장과 같은 인감이어야 합니다. 도장을 새로 만들었다면 주민센터에서 인감을 먼저 바꿔 등록한 뒤 증명서를 떼어야 접수가 됩니다.
상속포기신고서를 내기 전에 조심할 일
서류를 잘 갖춰도 신고 전에 한 행동 때문에 포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민법 제1026조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상속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고인 명의 예금을 찾아 쓰거나 고인의 차나 집을 팔면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포기를 생각하고 있다면 고인의 재산에는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음 순위 가족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민법 제1042조에 따라 상속을 포기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앞 순위 상속인이 모두 포기하면 빚을 포함한 상속이 다음 순위 가족에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포기했는데 고인의 부모나 형제자매에게 채권자의 연락이 가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빚이 많다면 다음 순위 가족과도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필요하면 함께 포기 신고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낸 포기는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1024조는 상속의 승인이나 포기를 기간 안이라도 취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숨은 재산이 나와도 포기를 물리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재산과 빚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 확실하지 않다면 물려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는 한정승인도 함께 비교해 보세요. 사망자 재산 조회 서비스로 고인의 금융 재산과 빚을 먼저 확인한 뒤 결정하면 판단이 훨씬 쉬워집니다.
상속포기신고서 접수 뒤 순서
신고서를 내면 법원이 서류를 살펴보고 빠진 것이 있으면 보정을 요청합니다. 보정 요청을 받으면 정해진 기간 안에 서류를 보충해야 하니 우편이나 전자소송 알림을 놓치지 않도록 챙기세요. 문제가 없으면 법원이 신고를 수리한다는 심판을 하고 심판문을 보내 줍니다. 이 심판문은 이후 채권자의 연락을 받았을 때 상속을 포기했다는 근거로 쓰게 됩니다.
신고서 접수
관할 가정법원 민원실이나 전자소송 누리집으로 냅니다.
보정 대응
법원에서 서류 보충을 요청하면 기간 안에 내야 합니다.
수리 심판
법원이 신고를 받아들이면 심판문을 보내 줍니다.
채권자에게 알리기
빚 독촉을 받으면 심판문 사본을 보내 포기 사실을 알립니다.
💡 심판문 보관
심판문 원본은 다른 상속 서류와 한 봉투에 넣어 오래 보관하세요. 몇 년 뒤에 고인의 빚 독촉이 오는 경우도 있어, 사진으로도 한 장 찍어 두면 급할 때 바로 보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