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인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곧 삼우제를 준비해야 합니다. 장례 동안 쉬지 못한 가족에게는 상을 또 차린다는 일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고인을 산소에 모셨는지, 봉안당이나 수목장에 모셨는지에 따라 차릴 수 있는 음식도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삼우제 상차림에 올리는 기본 음식과 놓는 순서, 장소별로 달라지는 점, 간소하게 차리는 방법을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처음 준비하는 분도 장보기 목록을 바로 만들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삼우제 뜻과 상을 차리는 날
삼우제(三虞祭)는 장사를 지낸 뒤 세 번째로 지내는 우제라는 뜻입니다. 옛 예서에는 장례 뒤 초우제, 재우제, 삼우제를 차례로 지낸다고 되어 있는데, 요즘은 앞의 두 번을 생략하고 삼우제만 지내는 집이 대부분입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 장사정보마당은 최근 삼우제를 장례를 치른 후 3일째 날에 지낸다고 설명합니다. 이날 가족이 처음으로 산소나 봉안당을 찾아 성묘를 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삼우제 상은 집이 아닌 장지에서 차리는 일이 흔합니다.
날짜 세는 법
날짜는 장례를 치른 날을 첫날로 쳐서 셋째 날에 지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발인과 화장 또는 매장을 한 날이 월요일이면 수요일이 삼우제입니다. 다만 장지가 멀거나 가족 일정이 맞지 않으면 날짜를 조금 조정하는 집도 있습니다. 「건전가정의례준칙」은 삼우제 예식을 생략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꼭 지켜야 하는 의무는 아닙니다. 지낼지 말지, 언제 지낼지는 가족이 상황에 맞게 정하면 됩니다.
핵심 포인트
삼우제는 장례 후 셋째 날 지내는 제사입니다
산소나 봉안당 첫 성묘를 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략할 수 있는 의례라 가족 사정에 맞춰 정합니다
삼우제 상차림 기본 음식
삼우제 상차림은 기제사 상차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밥과 국, 술, 과일, 포, 나물, 전, 탕, 떡 정도가 기본 구성입니다. 장례를 막 치른 뒤라 기제사보다 가짓수를 줄여 간소하게 차리는 집이 많습니다.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시던 음식을 한두 가지 더 올리는 것도 요즘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아래 표는 기본 구성을 정리한 것으로, 집안 전통에 따라 빼거나 바꿔도 괜찮습니다.
| 구분 | 음식 | 메모 |
|---|---|---|
| 메와 갱 | 흰밥, 맑은 국(탕국) | 신위 바로 앞 첫 줄에 놓습니다 |
| 술과 잔 | 청주나 막걸리, 술잔 | 첫 잔을 올리는 데 씁니다 |
| 전과 적 | 동그랑땡, 생선전, 꼬치 | 둘째 줄에 놓습니다 |
| 탕 | 소고기탕, 어탕, 두부탕 가운데 하나 이상 | 셋째 줄에 놓습니다 |
| 포와 나물 | 북어포, 삼색 나물, 식혜 | 넷째 줄에 놓습니다 |
| 과일과 과자 | 대추, 밤, 배, 사과, 한과 | 다섯째 줄 맨 앞에 놓습니다 |
올리지 않는 음식
제사상에 흔히 올리지 않는 음식도 알아 두면 장보기가 편합니다. 복숭아는 귀신을 쫓는다고 여겨 예부터 올리지 않았습니다. 고춧가루와 마늘로 붉게 양념한 음식도 피하는 것이 관례이고, 그래서 나물과 김치도 하얗게 무칩니다. 꽁치나 갈치처럼 이름이 치로 끝나는 생선은 올리지 않는다는 집도 있습니다. 이런 관례는 지역과 집안에 따라 차이가 크니 어른들께 한 번 여쭤 보고 맞추면 됩니다.
💡 실용 팁
장례식장에서 쓰고 남은 과일과 떡, 포를 삼우제 상에 다시 쓰는 집이 많습니다. 발인 날 장례식장 정산 때 남은 제수 음식을 챙겨 갈 수 있는지 물어보면 장보기 양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삼우제 진설 순서
음식을 상에 놓는 것을 진설이라고 합니다. 신위나 영정이 놓인 쪽을 북쪽으로 보고, 그 앞에서부터 다섯 줄로 차리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실제 방향과 상관없이 영정 쪽을 북쪽으로 정하고,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 바라볼 때 오른쪽을 동쪽, 왼쪽을 서쪽으로 봅니다. 줄마다 놓는 원칙이 몇 가지 있는데 이름이 외우기 어렵다면 아래 순서만 따라 해도 충분합니다. 산소에서는 상 대신 돗자리나 제사용 돗자리 상판 위에 같은 순서로 놓으면 됩니다.
첫째 줄
영정 바로 앞에 메와 갱, 수저와 술잔을 놓습니다. 메는 서쪽, 갱은 동쪽입니다
둘째 줄
전과 적을 놓습니다.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에 두는 어동육서를 따릅니다
셋째 줄
탕을 놓습니다. 탕이 여러 가지면 육탕, 소탕, 어탕 순으로 놓는 집이 많습니다
넷째 줄
왼쪽 끝에 포, 오른쪽 끝에 식혜를 두는 좌포우혜를 따르고 사이에 나물을 둡니다
다섯째 줄
과일을 놓습니다.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두는 홍동백서나 대추, 밤, 배, 감 순의 조율이시를 따릅니다
진설 원칙은 집안 법도가 우선입니다
홍동백서와 조율이시처럼 서로 다른 원칙이 함께 전해지는 것은 집안마다 이어 온 방식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이 맞다고 다투기보다 집안 어른이 해 오신 방식을 따르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삼우제 지내는 순서
상을 다 차리면 제사를 시작합니다. 먼저 제주가 향을 피우고 술을 조금 땅이나 그릇에 부어 고인을 모시는 강신을 합니다. 이어 모두가 함께 절하는 참신, 제주가 첫 잔을 올리는 초헌, 다른 가족이 잔을 올리는 아헌과 종헌을 차례로 합니다. 수저를 메에 꽂고 잠시 기다린 뒤 숭늉을 올리고 수저를 거두면, 다 같이 절을 올려 마칩니다. 산소에서 지낼 때는 시간이 짧은 편이 좋아 축문을 생략하고 잔을 한 번만 올리는 집도 많습니다.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삼우제 상차림
같은 삼우제라도 고인을 어디에 모셨는지에 따라 차릴 수 있는 상이 달라집니다. 매장한 산소라면 앞의 다섯 줄 진설을 그대로 차릴 수 있습니다. 반면 봉안당이나 수목장은 시설 규칙 때문에 음식을 올리지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출발 전에 시설 관리사무소에 음식 반입이 되는지, 따로 마련된 제례실이나 공동분향단이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헛걸음을 하지 않으려면 장례 중에 장지 담당자에게 미리 확인해 두면 편합니다.
| 장소 | 상차림 | 확인할 것 |
|---|---|---|
| 산소(매장) | 다섯 줄 진설을 그대로 차릴 수 있음 | 돗자리, 상판, 쓰레기 봉투 준비 |
| 봉안당 | 안치단 앞에는 음식을 두지 못하는 곳이 많음 | 제례실이나 공동분향단 이용 가능 여부 |
| 수목장림 | 제사음식 반입과 취사가 금지된 곳이 많음 | 정해진 추모 장소와 허용 물품 |
| 집 | 영정을 모시고 집에서 차림 | 장지 방문 없이 지낼 때 |
수목장과 봉안당에서는 이렇게
보건복지부 장사업무 안내는 종교단체와 법인이 운영하는 수목장림에서 정해진 장소 밖의 제사, 제사음식 반입, 향과 초 같은 추모용품 설치를 제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목장에 모셨다면 상차림 대신 추모목 앞에서 묵념과 절로 삼우제를 대신하고, 음식은 집에 돌아와 차리는 가족이 많습니다. 봉안당도 안치단 앞은 좁고 다른 가족과 함께 쓰는 공간이라 음식 대신 작은 꽃이나 사진을 두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시설에 제례실이 있다면 그곳에서 간단한 상을 차릴 수 있습니다. 장소의 규칙을 따르는 것도 고인을 모시는 예의라고 여기면 마음이 편합니다.
삼우제 상을 간소하게 차리는 법
장례 직후라 모든 음식을 다 갖추기 어렵다면 꼭 필요한 것만 남겨도 됩니다. 메와 갱, 술 한 잔, 과일 세 가지, 포 한 가지만으로도 삼우제를 지내는 집이 많습니다. 반찬가게나 제사음식 전문점에서 전과 나물만 사서 더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과일은 홀수로 올리는 관례가 있어 세 가지나 다섯 가지로 맞추는 집이 많습니다. 무엇을 올렸는지보다 가족이 함께 모여 고인을 생각하는 시간이 삼우제의 중심입니다.
메와 갱 한 그릇씩
술 한 병과 잔
과일 세 가지(대추, 밤, 배 등)
북어포 한 마리
향, 초, 돗자리, 물티슈
남은 음식을 담아 올 통과 봉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