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분을 높이 쌓지 않고 땅과 같은 높이로 모시는 평장묘를 고르는 가족이 늘었습니다. 벌초와 봉분 보수 부담이 적고 묘역이 단정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봉분이 없다 보니 멀리서 보면 어느 묘인지 알아보기 어려워, 결국 비석이 묘를 대신 알려 주는 얼굴이 됩니다. 평장묘비석은 크기와 모양, 새길 문구를 처음 정하면 쉽게 바꾸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평장묘에 쓰는 비석의 종류, 석재와 크기 고르는 기준, 새길 문구 예시, 설치 전에 확인할 규정과 시기를 차례로 정리했습니다.
평장묘비석은 어떤 종류가 있나
평장묘는 시신이나 유골을 땅에 묻고 그 위를 평평하게 고른 묘를 말합니다. 봉분이 있는 묘에서는 비석을 세워 두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평장묘에서는 묘역 전체가 낮고 평평해 비석도 낮게 놓는 방식이 주로 쓰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돌판을 바닥에 눕히거나 비스듬히 기울여 놓는 와비입니다. 묘역에 따라 작은 비석을 세우는 입비나, 여러 기를 한 판에 새기는 가족 공동 비석을 쓰기도 합니다.
| 종류 | 모양 | 어울리는 경우 |
|---|---|---|
| 평와비 | 돌판을 땅과 나란히 눕힘 | 잔디 묘역을 평평하게 유지하고 싶을 때 |
| 경사 와비 | 앞쪽을 낮게, 뒤쪽을 조금 높여 기울임 | 서서 글씨를 읽기 쉽게 하고 싶을 때 |
| 낮은 입비 | 작은 비석을 세움 | 묘역 규정이 세우는 비석을 허용할 때 |
| 가족 공동 비석 | 한 판에 여러 분의 이름을 새김 | 부부나 가족을 나란히 모실 때 |
와비가 많이 쓰이는 이유
평장 묘역은 대부분 잔디로 덮여 있어 높은 비석을 세우면 묘역의 평평한 모습이 깨집니다. 와비는 땅에 가깝게 놓여 바람이나 지반 움직임에 넘어질 걱정이 적고, 잔디를 깎을 때도 방해가 덜합니다. 공원묘지 가운데는 평장 구역에 와비만 허용하거나 크기를 정해 두는 곳이 많아 사실상 와비로 정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눈이 쌓이거나 낙엽이 덮이면 글씨가 가려지니 성묘 때 한 번씩 닦아 주어야 합니다.
석재와 크기 고르는 기준
비석에는 주로 화강암 계열의 돌이 쓰입니다. 흰빛이나 회색빛 화강암은 단정하고 밝은 느낌을 주고, 검은빛이 도는 오석은 글씨가 또렷하게 드러나 많이 고릅니다. 돌마다 단단함과 물이 스미는 정도가 달라 오래 두었을 때 색이 바래거나 이끼가 끼는 정도가 다르니, 석재 업체에 같은 돌로 몇 해 전에 만든 비석 사진을 보여 달라고 하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국산인지 수입산인지도 가격과 질감에 영향을 주므로 견적서에 원산지를 적어 달라고 요청하세요.
크기는 묘역 규정이 먼저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묘지에 놓는 비석을 1개로 하고, 높이는 땅에서 2m 이하, 표면적은 3㎡ 이하로 정하고 있습니다. 평장묘비석은 대부분 이 기준보다 훨씬 작아 법 기준에 걸릴 일은 드뭅니다. 실제로 크기를 정하는 것은 공원묘지나 법인묘지가 정한 운영 규정입니다. 같은 묘지 안에서도 구역마다 비석 크기와 모양을 통일해 두는 곳이 많으니 계약서와 관리 규정을 먼저 받아 보세요.
💡 실용 팁
공원묘지 안에서 지정한 석재 업체만 설치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외부 업체를 쓸 때 반입 신청을 따로 받는 곳도 있습니다. 업체와 계약하기 전에 묘지 관리사무소에 외부 업체 설치가 가능한지부터 물어보세요.
평장묘비석에 새길 문구 예시
와비는 면적이 작아 새길 수 있는 글자 수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꼭 남길 내용을 먼저 정하고, 나머지는 뒷면이나 옆면으로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앞면에는 고인의 이름과 본관, 태어난 날과 돌아가신 날을 새기는 것이 기본입니다. 아래 순서로 가족과 함께 문구를 정해 보세요.
이름과 본관 쓰는 방식 정하기
한글로 쓸지 한자로 쓸지, "김해 김공 ○○" 같은 전통 표기를 쓸지 정합니다.
날짜 표기 맞추기
양력과 음력 가운데 무엇을 쓸지 정하고, 제사를 음력으로 지낸다면 음력 기일을 함께 적어 두기도 합니다.
한 줄 글귀 고르기
고인이 자주 하던 말이나 가족이 전하고 싶은 짧은 글을 고릅니다.
가족 이름 넣을지 정하기
배우자와 자녀, 손주 이름을 넣는다면 자리가 충분한지 업체와 확인합니다.
시안으로 글자 하나하나 확인하기
새긴 글자는 고치기 어려우니 시안을 받아 이름과 날짜를 가족 여럿이 함께 확인합니다.
짧은 글귀 예시
사랑하는 우리 아버지 여기 잠드시다
늘 따뜻했던 당신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함께한 날들에 감사하며
부부를 함께 모신다면 "평생 함께하신 두 분 이곳에서 다시 함께하시다"
꼭 확인하세요
배우자가 아직 살아 계신데 나중에 합장할 계획이라면 배우자 이름 자리를 비워 두거나, 생년만 새기고 돌아가신 날은 비워 두는 방식으로 미리 설계하세요. 와비는 판이 작아 나중에 글자를 덧새길 공간이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설치 시기와 설치 뒤 관리
평장묘비석은 장례 당일 바로 놓기보다 문구를 차분히 정한 뒤 따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작에 시간이 걸리고, 매장 직후에는 흙이 가라앉으면서 바닥이 고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삼우제나 49재, 첫 기일처럼 가족이 다시 모이는 날에 맞춰 설치하는 집이 많습니다. 설치 날짜는 묘지 관리사무소와 석재 업체가 함께 정해야 하니 원하는 날이 있다면 일찍 알려 두세요.
핵심 포인트
평장 묘역은 낮게 눕힌 와비가 가장 흔함
크기와 모양은 법보다 묘지 운영 규정이 먼저
문구는 시안으로 가족 여럿이 확인
설치는 땅이 자리 잡은 뒤 가족이 모이는 날에
오래 깨끗하게 두려면
와비는 땅에 가까워 흙탕물과 낙엽, 이끼가 쉽게 붙습니다. 성묘할 때마다 부드러운 솔과 물로 닦아 주고, 쇠수세미나 강한 세제는 돌 표면과 글씨 칠을 상하게 하니 쓰지 않습니다. 글씨에 넣은 색이 바래면 설치한 업체에 덧칠을 맡길 수 있습니다. 비석 둘레의 잔디가 웃자라 글씨를 덮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다듬어 주면 오래도록 단정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